이리 저리 마구 찌르고 부딪히며,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물건을 찿으려 하듯이 그렇게 방향도 없고 답도 모르며 사는 삶의 형편이란 그 비참함이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. 그런데 아십니까? 이런 좌충우돌 암중모색의 삶이 실은 아주 보편적 현상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. 보통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철학자 현자라고 하는 사람들에게서도 예외가 없습니다. 이유는 단 하나. '스스로 있는 자'로부터 삶을 시작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