위기의 암울함에 압도당하여 시름만 하지 말고, 억지로 파티라도 열어서 분위기를 쇄신하는 것이 사태 수습에 더 낫다는 뜻이 아닙니다. 에스더는 민족 말살의 위기 속에서 그에 대처하기 위하여 죽으면 죽으리라는 각오로 금식에 임한 뒤 정말 뜻밖에 당면한 위기의 분위기와는 너무 다르게 파티를 두 번이나 열게 됩니다. 그러나 이 파티는 전략이 아니었습니다. 위기 속 암울함에도 불구하고 하늘 기쁨을 굽힐 수는 없다는 선민의 고백이자 자존심의 표현이었지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