몸이 주어져서 사람은 이 세상을 삽니다. 머리와 손과 발이 주어지고 오장육부가 주어집니다. 그러면 그 몸을 써서 인생을 살지요. 그런데 그 몸에는 손과 발이나 오장육부처럼 보이진 않지만 예외 없이 죽음이 주어져 있습니다. 누구나 한번은 드러나는 이 죽음을 사람들은 불행한 운명이라고만 생각합니다. 안타깝게도 죽음이 엄청난 밑천임을 모릅니다. 사지백체와 오장육부를 쓰듯이 그렇게 죽음을 써야 합니다. 죽음을 써야만 삶이 진정으로 피어날 수 있습니다.